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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세계언론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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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세계언론 반응

입력
2002.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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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언론들은 최근 북한의 핵 시설 재가동 발표(12일)와 핵 시설 봉인 해제 요구(13일)의 배경을 집중 분석했다. 특히 미국,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에게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영국 BBC 방송은 13일 "북한이 핵 카드를 꺼내든 것은 미국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라며 "이라크 문제로 머리가 아픈 미국에게 기습 공격을 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관계 개선과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고, 이라크 다음의 공격 대상이 북한이 아니라는 것을 약속받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이 북한의 위험을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추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최근 북한 관련 위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부시 행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은 14일 "위험의 실체가 확인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북한을 더 이상 벼랑끝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온건파의 대립이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그러나 "미국은 앞으로 전쟁도 대화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핵 폐기 관철을 위한 외교 압박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부시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미국이 빌 클린턴 시대처럼 북한의 제스처에 일일이 대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인접국 언론들은 북한의 해묵은 벼랑끝 외교 전술을 비난하고, 한국과 미·중·러·일 등 5개 국의 협력 대응을 촉구했다.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은 13일 사설에서 "북한은 국제 사회의 요구에 따라 핵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 일본, 한국과의 대화 채널을 즉각 복원해야 한다. 강경책은 자멸을 부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14일 "북한은 사실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북한 정권 붕괴 또는 전쟁 발발 시 발생할 대혼란이 더 큰 문제"라며 "5개국이 긴밀히 공조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등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언론이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했지만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시각도 있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13일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선제 공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파이낸셜 타임스도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핵무기 보유를 허용함으로써 북한에게 현실적인 경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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