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환경의 급격한 변화 때문에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영자들은 많지만 막상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최고 경영층은 혼신의 힘으로 변화를 시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장 신뢰하는 간부들에게 중요 과제를 위임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책은 이런 식의 기업변화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독창적인 전략은 중간관리자층에서 나온다느니, 참된 변화는 하위조직이 추진해 나가는 것이라는 등의 주장은 변화의 전제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신 실제 현장에서 변화의 격랑을 헤치며 조직을 이끌어온 최고 경영자(CEO)의 구체적인 고민과 대응 방법, 결단의 경험이야말로 모든 문제를 한가지 마술적인 기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깨어나게 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특히 저자는 조직의 여러 요소들, 전략, 업무, 조직, 시스템, 프로세스, 인력 사이의 정합성(congruence)을 강조한다. 어떤 부분이든 정합성이 결여되면 변화 과정에서 더 큰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유독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책의 내용을 우리 롯데칠성음료의 현실에 적용해 보았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그동안 많은 도전과 경쟁 속에서도 음료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눈부신 발전을 경험한 기업이다. 저자는 이런 기업의 상당수는 성공 증후군에 빠져있다고 한다. 성공했기 때문에 그 성공을 가져온 패러다임, 제도, 조직문화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거기에 안주해 버리는 것이 미래의 어려움을 잉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올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롯데칠성음료가 변화의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내가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성공에 대한 낡은 기준을 파기해야 했고,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비전도 부여해야 했다. 변화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조직 구성 요소간의 관계를 연결시키기 위해 정합성도 조정해 나갔다. 결국 이 책은 CEO 생활의 첫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된 셈이다.
(주)롯데칠성음료 이종원 대표이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