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단기자금 370조 사상최대

금융권의 만기 6개월 이내 단기자금이 370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15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은행·투신·종금사의 총수신 783조원 중 만기 6개월 이하 단기 수신자금은 370조원으로 47.2%를 차지했다.

6개월 이하 단기자금 규모는 지난해 말의 313조원에 비해 18.2%인 57조원 증가했고, 2000년말의 254조원에 비해서는 45%(116조원)가 늘어난 것이다. 금융계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고객예탁금까지 감안할 경우 시중 단기자금 규모는 38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투신권의 경우 총수신 169조7,000억원 중 단기채권투자신탁과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이 86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MMF는 올들어 16조원, 단기채권펀드는 10조원이 증가한 상태다.

시중자금의 단기화가 이런 추세로 지속되면 내년 상반기내 단기자금 비중이 장기자금을 추월, 자금시장의 안정성이 극도로 취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고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작년 4·4분기 이후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자금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돈인 만큼 금융기관들도 자금운용의 미스매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변형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