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란이 비밀리에 핵 시설을 건설 중이라는 증거를 확보했으며 그 시설들은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CNN 방송이 미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그동안 이란 반정부 단체가 핵 시설 건설 의혹을 제기했지만 실제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 관리들은 9월에 디지털 글로버사의 상업위성이 찍은 위성사진 판독 결과, 수도 테헤란 남쪽의 이란 중부 아라크와 나탄즈 인근에 각각 1개의 핵 시설이 건설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 시설에 대해 사찰 요원들이 계속 접근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고 밝혔다.
위성사진을 판독한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시설의 규모와 은폐 정황으로 볼 때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대규모 핵 시설을 건설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SIS는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이다.
두 곳의 핵 시설 중 특히 아라크 인근의 시설이 우려된다고 ISIS의 코리 힌더스타인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아라크의 핵 시설은 "중수 원자로로 파키스탄의 중수로와 매우 유사해 핵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수 원자로는 플루토늄 핵 개발 계획으로 전용될 수 있다. 힌더스타인은 또 나탄즈의 핵 시설은 우라늄 농축 시설이며 원심분리시설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 반정부 단체 저항국민회의 관계자는 8월 이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나탄즈 시설은 핵 연료 생산 공장과 연구소로, 아라크는 중수생산공장으로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평화적인 목적의 핵 개발은 이란의 권리이자 목표"라며 이 시설이 원자력 발전을 위한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에 가동할 첫 원전인 부셰르 원전은 "IAEA 감시단이 수차례 확인한 것처럼 국제 조약을 준수하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이란 관리들은 또 내년 2월에 IAEA 고위 관계자가 핵비확산조약(NPT) 서명국인 이란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IAEA는 내년 2월 이란 방문 동안 아라크와 나탄즈 시설을 사찰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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