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목고 선후배인 문진섭(18) 김지선(18) 이보리(18·이상 3학년) 조상원(17·2학년). 외모로만 보면 여느 고등학생과 다름이 없다. "상금으로 비디오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2와 음악CD, 책을 사겠다"(문진섭)는 바람도 또래답다. 그러나 이들이 최근 녹화가 끝난 아리랑TV '퀴즈 챔피언' 왕중왕전(14, 21일 토 오후7시 연속방송) 우승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1997년 10월18일 첫 방송한 '퀴즈 챔피언'은 영어로 묻고 답하는 국내 유일의 퀴즈프로그램. 낱말 맞히기 형식의 '크로스워드 퍼즐', 주장이 설명한 단어를 나머지 팀원이 맞히는 '파워 패스워드', 사회자가 낸 문제를 맞히는 '파이널 챔피언 라운드' 등 3개 코너의 수준이 장난이 아니다. 왕중왕전은 이 관문을 뚫고 5연승한 고교 4개팀이 다시 토너먼트 방식으로 자웅을 겨루는 대회로, 5연승 자체가 어려워 지금까지 왕중왕은 5팀만 나왔다.
"7월 교실 게시판에 붙은 '퀴즈 챔피언' 참가 공모를 보고 팀을 구성했어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다'라는 권투선수 알리의 말을 빌어 팀명은 '스팅(sting)'으로 정했지요."(김지선) "무엇보다 결선에서 만난 외국어고를 이긴 게 너무 좋아요. 외국어고를 가고 싶었거든요."(문진섭) "기말고사만 끝나면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잔뜩 살 거에요."(조상원) 이들의 답변에는 거침이 없다.
이번 왕중왕전에 참가한 팀은 '스팅'을 비롯해 명덕외고 '랩터스', 학원연합 '테나이즈', 영동고 '감마 레이'. 8월 5연승해 이번 왕중왕전에 오른 스팅은 결선에 오른 랩터스를 820대 770으로 제쳤다. 상금은 개인당 200만원. 문군은 토플(300점 만점) 267점, 김양과 이양은 토익 950점을 받은 실력파들이다. 그러나 문군만이 중2때 교환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1년간 살았을 뿐이다. "다른 친구들도 이만큼은 해요." 이양의 솔직한 답변이다.
현재 문군은 KAIST, 김양은 한국 외국어대 영어과, 이양은 고려대 문과계열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한 상태. 김양은 "성인 대상인 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에도 출연, 실력을 맘껏 뽐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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