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을 둘러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양자 TV토론은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10일 있은 합동 TV토론에서 두 후보간의 설전이 오간 이후 이 문제는 대선 종반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무현 후보가 11일 이회창 후보와의 이에 관한 양자토론을 제의했고 이 후보도 12일 이를 수락했다. 두 후보가 각기 유세와 성명을 통해 이전투구식 정치공방을 벌일 게 아니라 직접 유권자 앞에 나와 당당히 자기의 입장을 밝히는 게 백번 옳다.두말할 것도 없이, 행정수도 이전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기 자신이 옳다고 갖가지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쏟아내는 말의 진실성을 모두 담보하기는 어렵다.
본래는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의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당장 대선의 쟁점이 되었고 또 대선 결과가 행정수도 이전의 실현성과도 관련이 있는 이상 그냥 넘어갈 수도 없다. 따라서 비록 불완전할지라도 현재로서는 유권자의 선택에 맡기는 도리밖에는 없다고 본다. 양자 토론이 필요한 이유다.
흔히 그래 왔듯이,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더라도 실무협상에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한 것이 정치권의 일이다. 이번에도 토론의 진행방식과 절차, 시기 등을 두고 두 후보 진영간의 실무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또 토론의 주제범위를 반드시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만 국한할지 여부도 성사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선관위에서조차 "양자토론에 법적 하자가 없다"고 한 이상, 우리 정치사상 초유의 양자 TV토론은 반드시 열려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의 피상적인 TV토론을 극복하고 미디어 정치의 새로운 관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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