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때마다 수백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연말 연시에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아파트와 토지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는 주상복합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상복합아파트라도 모두 투자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실제로 입주후 값이 분양가 대비 2배 오른 곳이 있는가 하면 불과 6∼7% 오르는데 그친 아파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부 주상복합은 떴다방 등 가수요자들이 몰려 여러 차례 되팔면서 엄청난 웃돈이 붙어 결국 마지막에 분양권을 사는 실수요자들은 '상투'를 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천차만별인 가격 상승
주변 입지, 높이, 평형, 주차장 등 편익시설에 따라 가격상승 정도가 큰 차이를 보인다. 올해 서울에서 입주한 주상복합아파트는 도곡동 삼성타워팰리스∥,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I, 역삼동 대우디오빌, 서초동 삼성쉐르빌밀라텔과 현대 ESA 등.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우트럼프월드I 38평형이다. 최근 시세는 5억5,500만원으로 분양가(2억6,400만원) 대비 110.2%가 올랐다. 같은 아파트라도 57평형은 시세가 10억4,000만원으로 분양가(6억6,653만원) 대비 56.3% 오르는데 그쳤다. 3월 입주한 삼성쉐르빌밀라텔은 17평형의 경우 1억3,870만원에 분양됐지만 고작 6.3%가 오른 1억4,75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또 현대 ESA 64평형은 시세가 7억원으로 분양가(6억4,241만원) 대비 9.0%가 올랐다. 보통 주상복합아파트가 분양에서 입주에 이르기까지 2년이상 걸리므로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연간 3∼4% 오르는데 그쳤다는 얘기다.
■어떻게 '알짜' 가릴까
그렇다면 주상복합아파트를 매입하기 전에 반드시 체크 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모든 아파트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여건. 상승률로 보면 뛰어난 조망권을 확보하는 가급적 층고가 높은 곳이 좋다. 층고가 높은 주상복합아파트는 먼거리까지 탁 트인 조망권을 자랑하는데다 그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까지 담당해 재산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과 함께 도심의 야경을 만끽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실제로 삼성타워팰리스I(66층)이나 대우트럼프월드I(41층)의 가격상승폭이 대우디오빌(17층)이나 삼성쉐르빌밀라텔(22층), 현대ESA(15층) 등을 크게 웃돌았다.
평형은 40평형 안팎이나 50평형대가 좋다. 60평형이 넘는 주상복합아파트는 고가라서 가격상승에 부담이 된다. 삼성타워팰리스I 72평형은 분양가 대비 가격상승률이 30%로 작은 평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또 현대ESA도 64평형은 9.0% 오르는데 그쳤지만 45평형은 29.7% 올라 수요층이 두터운 아파트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실요자보다 가수요자가 많아도 가격상승률이 낮다. 가수요자들이 매물을 많이 내놔 가격상승을 막기 때문이다.
주차장 등 편익시설도 입주후 가격상승에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오피스텔과 같이 있는 경우 문제가 된다. 오피스텔은 내방객이 많아 주차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분양받을 때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주차장이 각각 분리돼 있는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여러 동으로 구성된 주상복합이라면 건물 전체가 어수선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오피스텔과 아파트, 상가가 서로 다른 동에 들어서는 것이 좋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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