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1일 스커드 미사일을 실은 북한 소산호 억류를 해제하자 스페인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스페인이 프리깃함 2척과 특수부대를 동원해 배를 나포할 때까지만 해도 대(對)테러전 참가 국가로서 명분을 세우는 듯했다. 하지만 이제 남은 것은 북한과 예멘의 차가운 눈초리, 국제 사회의 비아냥, 그리고 미국에 대한 원망뿐이다.
스페인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5일부터 소산호를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포 과정에서 소산호 일부가 파괴될 만큼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과의 관계가 껄끄럽게 됐다. 스페인은 지난해 2월 수교 이후 3차례나 경제대표단을 평양에 보내는 등 대북 교류가 활발해지는 추세였다. 예멘도 스페인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스페인은 미국이 미리 알리지 않고 소산호 나포 및 억류 해제 사실을 언론에 흘리거나 발표한 데 대해서도 섭섭한 기색이다. 스페인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미국은 생명을 걸고 나포 작전에 참여한 스페인 병사들에게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언론들도 '미국의 용병' 또는 '작전상 방패'로 이용당했다는 비판이 군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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