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이 새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1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리모델링 공사를 내년 1월13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318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2004년 2월 29일 완공되며, 이 기간동안 대극장은 휴관한다.1978년 개관한 세종문화회관은 관람석 3,852석으로 당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24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좁은 객석과 낡은 음향시설 등으로 서울의 대표적 문화공간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려왔다.
■쾌적하고 편안하고 세련되게
세종문화회관은 이번 공사를 통해 좌석수는 3,100석으로 대폭 줄이고, 의자 폭과 앞뒤 간격은 벌린다는 생각이다. 1층 바닥도 최고 65㎝ 가량 높이는 등 쾌적한 관람 환경 조성을 제일 과제로 삼고 있다. 또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2층 한가운데의 VIP석을 철거하고, 객석 층별로 독립된 냉난방 공급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무대시설 및 조명시설도 전면 개선해 좀더 화려한 연출이 가능토록 하며, 티켓박스와 클럽 룸, 로비 등 편의시설을 개·보수해 더욱 편안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음향정보시스템 설치 여전히 논란
세종문화회관은 그동안 음향성능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이번 공사는 이 같은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고심한 결과다. 전체 벽면에 흡음성능을 높이는 마감재를 새로 설치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점은 '음향보정시스템'의 설치여부. 음향보정시스템이란 잔향시간과 음압, 공간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적으로 사용하는 전기음향시설로, 관객의 눈에 띄지 않게 무대 위에 여러 개의 마이크를 설치하고 객석 벽면에 수십 개의 스피커를 부착하는 정교한 장치이다. 전문가들은 이 시스템에 대해 "음향보정장치는 기계음만 전할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공연장의 자연음 충실 원칙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음향보정장치가 세종문화회관에서 더 좋은 음향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종문화회관측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거쳐 시스템 도입여부를 최종 확정지을 방침이다.
리모델링 설계를 담당한 동남아태종합건축사무소 관계자는 "권위주의에서 탈피하기 위해 VIP석을 없애고, 발코니석 설치도 철회했다"며 "세종문화회관이 리모델링을 통해 쾌적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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