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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아전인수식 "北風"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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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아전인수식 "北風" 해석

입력
200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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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새벽 북한 미사일 선박을 나포했다는 미국의 발표가 나오자 우리의 정당들은 발칵 뒤집힌 듯했다. 이어 12일 북한의 핵동결 해제 발표가 나오자 역시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미사일 선박 소동이 벌어지자 한나라당은 "그것 봐라"며 반색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북한이 우리가 준 현금으로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았냐"면서 민주당(盧武鉉) 후보의 대북관을 '무책임한 맹목주의'라고 몰아붙였다.

민주당은 "올 것이 왔나"며 당황하는 듯했다. "북한은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더니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사람이 안보를 말할 수 있나"는 등 별로 관계 없는 문제로 역공을 가했다.

두 후보 진영 모두 이 사건을 표로 연결 시킬 묘책 마련에 골몰했지, 사건의 성격이 무엇인지 해결책이 무엇인지는 심각한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러나 이런 공방에도 유권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미국의 북한 선박 나포가 우연이었는지, 기획된 것이었는지, 우리 정부에 나포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는지, 북한은 왜 미사일 수출을 강행했는지 등을 궁금해 했다.

북한이 핵시설 가동을 재개하겠다는 데 대해 정치권은 한반도위기 보다는 표 계산에 더 신경을 쓰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대북정책에서 후보들이 완전히 다른 북한 핵 사태 해법을 내놓았지만 유권자들은 차분히 검토할 뿐 갈등하고 있진 않다.

국가적 중대 사안을 상호 비방의 기재로 이용하는 것은 실제 득표에도 도움이 안될 뿐더러 중대기로에 선 한미관계, 숨을 고르고 있는 남북관계에 좋지 않다. 선거를 치르면서 유·불리의 계산은 당연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등 국제 문제는 단순한 흑백논리나 일방적 방법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도 깨우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준 정치부 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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