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2쿼터에 한해 외국인선수 출장을 1명으로 제한하고 지역방어를 도입한 것. 용병의 혹사를 막고 단순한 1대1 플레이가 아닌 다양한 전술을 선보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시즌 전 2쿼터의 용병 출장제한 도입은 서장훈(28·207㎝·서울삼성) 김주성(23·205㎝·원주TG) 등 용병급 국내 선수를 지닌 팀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20경기를 치른 현재 결과는 예상 밖. 어느 팀이 2쿼터 효과를 누렸을까.
2쿼터는 높이 싸움이 아니다.
'2쿼터 특수'를 톡톡히 누릴 것 같았던 높이의 팀 삼성과 TG는 2쿼터 득점 8,9위를 차지했다. 반면 스피드의 팀 대구동양과 창원LG가 나란히 2쿼터 득점 1,2위를 차지했다. 1라운드 2쿼터에서 높은 득점을 기록하던 삼성과 TG는 2라운드에 접어들자 득점이 크게 줄었다. 국내 선수 4명의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2쿼터에 각 팀이 변칙적인 수비전략으로 TG와 삼성의 트윈타워를 봉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의 서장훈―스테판 브래포드(198㎝), TG의 김주성―데릭 존슨(205㎝) 조합은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스피드 약화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반면 센터진의 높이는 낮지만 속공에 능하고 김병철(동양) 조성원(LG) 이버츠(코리아텐더) 등 확실한 슈터를 보유한 팀들은 2쿼터에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이명진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20경기만으로 2쿼터 효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높이에만 의지하지 않고 패턴을 이용한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발해야 삼성과 TG등이 2쿼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선수 역할 증가
2쿼터 용병출장 제한은 자연히 국내선수들의 득점과 출전시간 비중을 높였다.
1998∼99시즌 이래 국내 선수들의 득점기여는 팀 득점의 55% 내외였지만 올 시즌에는 57.74%로 뛰었고 출장시간도 지난 시즌에 비해 3%가량 늘었다. 반면 전체 득점은 줄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득점은 83.1점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2.4점 하락했다. 리바운드는 36.1개에서 35.7개, 어시스트는 17.9개에서 17.1개로 줄어 용병들의 팀내 비중을 반증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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