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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호4중주단 해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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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호4중주단 해체 안타깝다

입력
200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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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빛나는 연주활동을 해오던 금호현악4중주단이 12년 만에 해체된다. 금호문화재단은 이 악단에 대한 지원을 지난달 말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해단된 셈이다. 음악 팬들의 아낌을 받던 국내 정상급 실내악단의 해체 소식은 안타깝고도 충격적이다. '단원의 잦은 교체로 악단이 화합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해체 이유가 착잡할 뿐이다. 실내악은 특히 연주자들이 오랜 세월 호흡을 함께 하며 화합과 화음을 이루는 것이 생명이다.'단원의 잦은 교체'는 우리 음악계의 척박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악단의 창단 멤버 중 현재 남아 있는 사람은 없고, 아홉번이나 구성원이 바뀌었다. 또 한차례 해체됐다가 재창단되기도 했다. 이는 악단 구성원보다 솔로가 우대받는 우리 음악계의 풍토가 가져온 필연적 결과다. 많은 우리 음악인들은 다른 나라 경우와는 달리 솔로로 활동하며 명성을 얻고, 대학 교수 등이 되어 레슨으로 돈을 버는 것을 지름길로 생각하고 있다.

이 악단은 국내는 물론, 70개국 순회연주로 국내 실내악의 새 지평을 열었고, 훌륭한 민간외교사절 역할을 해 왔다. 그 공로로 지난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올해는 월드컵·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가 문화홍보 외교사절로 위촉되기도 했다. 재계의 대표적 음악 애호가인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집념과 애착이 마침내 날개를 접게 된 현실이 우울하다. 연 5억원의 지원금이 끊긴 현재, 김의명(한양대 교수) 단장은 새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음악인들의 새로운 각오와 새 후원자의 등장으로 12년의 예술적 적공(積功)이 끊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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