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하이브리드(신종자본증권)나 후순위채 발행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자금조달이 자본확충에는 도움이 되지만 예금에 비해 워낙 금리가 높아 오히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해칠 것이란 우려가 높다.
11일 은행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에서 2억달러 규모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미국채 10년물 기준금리(4.06%)에 4.5%의 가산금리를 더한 8.56%로 결정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발행으로 0.5% 정도의 BIS비율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신용등급이나 채권발행 등급 등으로 볼 때 적정한 가격에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이 최근 연리 6.24∼6.71%짜리 후순위채 5,000억원 어치를 출시한 데 이어 하나(4,000억원), 제일(1,000억원), 기업(3,000억원) 등이 11월 말이나 연말까지만 한시 판매하는 후순위채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들 후순위채의 금리는 대부분 정기예금보다 평균 2% 포인트 높은 6%대 후반.
하지만 이 같은 고금리 때문에 하이브리드나 후순위채 같은 자본확충 수단이 역마진을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 억제 등으로 가뜩이나 영업환경이 나빠진 상황에서 일반 예금보다 3∼4% 포인트 비싼 금리로 조달하는 셈이어서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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