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1일 경기 북부 지역 유세에서 최근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행정수도 충청 이전론'을 "불안하고, 미숙한 선심 공약"이라고 집중 비난했다. 이 논란으로 수도권의 표심이 한나라당으로 쏠리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이 후보는 이날 경기 파주, 양주, 의정부, 남양주, 구리를 돌며 "노 후보가 청와대와 국회까지 다 옮기겠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상의 천도로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서민 경제가 무너지는 등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급진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노 후보의 대북관을 조목조목 비판했고 파주 유세에서는 예비역 군인, 이산가족, 학생 등과 21마리의 '평화와 통일의 비둘기'를 날리며 "경기 북부 지역을 통일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또 군 복무기간 2개월 단축에 덧붙여 전역 전 2개월 간의 취업·진학·복학 준비 기간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1일 인천에서 거리유세를 가진 뒤 제주를 거쳐 청주까지 강행군하며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노 후보는 이날 인천 연수구 한화마트 앞 거리유세와 서귀포 제주 유세 등에서 "서울과 인천을 쾌적한 금융 중심지로 만들고 수도권에 몰린 여러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정치·행정 업무는 충청도로 보내고 수도권은 경제 중심지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행정 수도를 새로 만들면 수도권 인구 밀집을 막아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데도 수도권 집값이 폭락한다고 혹세무민(惑世誣民)하며 행정수도 건설을 막으려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제부터 '이 발목' '이 반대'라고 불러야 하겠다"고 정면으로 비난했다.
노 후보는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본전인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집값 폭락이라고 거짓말하는 한나라당은 집값과 땅값이 오르면 좋아할 사람들만 모인 '땅 재벌당'"이라며 "행정수도 건설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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