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소재 K대 김모 교수는 지난주 서둘러 종강을 하고 상경해 3일째 서울시내 고교를 돌아다니며 학생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대입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서울 학생들을 유치해 오라는 학교측의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 김 교수는 "원서를 쓸 수 있는 3번의 기회 중 1번은 안전하게 우리 학교를 선택해 달라고 읍소하는 수밖에 없다"며 "1인당 할당량을 정해 주는 대학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지하철역에 아예 홍보가판 차려
경남 소재 K대는 아예 총학생회 소속 학생 200여명이 상경, 주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게릴라식 학생 유치전을 펼 정도. 11일 강남역에서 가판을 차리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던 이 대학 전모(20)군은 "원서를 공짜로 나눠 주고 원서접수 배달 서비스까지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현재 공동원서 접수창구를 마련한 대학은 100여개. 20여개 대학에 불과하던 지난해에 비해 엄청난 증가세다.
전남과 강원 지역 8개 대학의 공동원서접수창구가 차려진 서울 강남 코엑스. 이날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코엑스와 연결된 삼성역에서부터 노란색 어깨띠를 두른 50여명의 대학생들이 홍보활동을 벌였다.
■홍보 대행 컨설팅업체 등장
지방대들의 수험생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울 현지 원서접수와 홍보를 대행하는 신종 컨설팅업체도 등장했다. 입학홍보컨설팅 업체인 D사는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지방 4개대학의 원서접수창구를 차렸고, B사는 종로에 사무실을 빌려 6개 지방대의 원서접수를 맡고 있다.
이 밖에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요청하면 무료로 원서를 보내주고 접수까지 해주는 대학도 있고, 수험생용 무료 버스를 운행하거나 교통비를 보조해 주는 대학도 적지 않다.
경북 G대 관계자는 "지방대들이 수도권 출신 학생들을 데려오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 학교의 경우 수도권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 서울에서 면접시험을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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