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자체가 악전고투이자 볼거리인 영화가 있다. 위험한 자연을 무대로 하거나 목숨을 건 극한적인 스포츠를 소재로 했을 때다. 겨울 산악등반사고를 다룬 '버티컬 리미트',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신세대 스파이물 '트리플 X'가 그렇다.캐나다 출신 크리스찬 드과이 감독의 '익스트림 ops'는 두 가지를 다 가졌다. 그래서 이야기보다는 순간순간 펼쳐지는 장면으로 승부를 건다. 심지어 CF 촬영이란 설정으로 그런 장면을 찍는 모습조차 스릴 넘치는 볼거리로 등장시켰다.
극한 모험 속에서 역동적이고 짜릿한 순간을 담고 싶어하는 CF 감독 이안(루스퍼 스웰)이 광고주인 일본 디지털카메라회사의 광고를 찍기 위해 마치 용병을 끌어 모으듯 극한의 스키를 즐기는 윌(데본 사와)등 신세대 남녀 4명을 불러 오스트리아 산악지대로 떠난다. 여기에 월드게임 여자활강 금메달리스트인 클로이(브리짓 윌슨)까지 합류한다.
이들은 달리는 기차 꽁무니에 줄을 매달고 점프, 공중회전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스키보드나 스키를 탄다. 롤러보드로 기차 지붕 위를 날아다니듯 하고, 스키보드를 타고 술집 지붕 위에서 뛰어내려 술집 탁자에 안전하게 착륙한다. 케이블카가 중간에서 멈추자 산으로 뛰어내려 스키를 탄다. 산에 올라가서는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경사 70도가 넘는 절벽을 타고 내려온다. 그것도 모자라 일부러 눈사태를 일으키고는 그 앞에서 스키를 타는 모험을 즐기면서 그 장면들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 여유까지 부린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 8개국에서 내로라는 산악전문 스턴트맨 178명이 엮어내는 눈 위에서의 스피드와 묘기, 아슬아슬한 위기들이 꽤나 실감난다.
이런 스릴을 반감시키는 것은 줄거리. 촬영팀이 머물고 있는 건축중인 리조트에 하필이면 사고로 죽은 것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 파블로프가 은신해 있고, 그가 촬영팀을 CIA요원으로 오인해 죽이려 한다는 '클리프 행어'와 비슷한 설정도 그렇고, 그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도 단조롭다. 처음 위험한 일에 뛰어든 클로이의 불안과 해방감, 운명을 함께 하면서 깊어지는 주인공들의 우정도 피상적. 때문에 '익스트림 ops' 는 눈으로 즐기는 영화에 머무르고 말았다. ops는 operations(작전, 군사행동)의 약자. 19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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