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에서 우리나라의 기술경쟁력은 중국보다 평균 4∼7년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범용제품은 중국이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 5년 뒤에는 일부 제품에서 두 나라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자원부는 11일 한국산업기술재단 주관으로 산업연구원과 분야별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 8개 주력 업종에 대해 올 3월부터 8개월여 동안 중국 현지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이번 조사는 단순한 설문조사가 아니라, 업종별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직접 참여해 기술력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사대상 업종은 자동차부품, 반도체, 건설기계, 공작기계, 선박 및 조선기자재, 여성의류, 염료·안료, 디지털가전 등 8개이며, 업종별로 5개 정도의 핵심품목을 정해 기술경쟁력과 연구개발(R& D) 동향을 분석했다.
자동차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5년 정도 기술력이 앞서 있으며, 주요부품은 브레이크가 6년 앞서 있고, 차축과 충격흡수장치는 3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승용차는 4년 앞서 있으나 2010년에는 1∼2년으로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핵심 부품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반면 베어링, 시트와 시트벨트, 에어컨, 범퍼 등 범용부품의 경쟁력은 대등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도체는 대만과 싱가포르의 투자 및 기술제공과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으로 기술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3세대(5∼6년) 정도 뒤져 있으며, 공정기술은 15년 정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지 않지만 향후 중국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사업구조와 제품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조선산업은 컨테이너선(10년) 탱크선(7년) 선박용엔진(7년) 등 주요 선종 및 품목에서 우리나라가 비교적 크게 앞서 있다. 특히 생산기술과 관리기술은 2010년에도 상당한 기술격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계기술은 중국의 추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됐다.
굴삭기용 유압펌프 및 모터, 굴삭기용 컨트롤밸브와 유압실린더, 지게차용 변속기 등 건설기계는 우리나라가 4∼5년 앞서 있으나, 5년 뒤에는 격차가 2∼3년으로 좁혀지고, 2010년에는 대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조사단은 평가했다.
수치제어(NC)선반, 프레스, 머시닝센터 등 공작기계 분야는 5∼10년의 기술격차가 있으나, 중국의 낮은 인건비, 소재비, 부품비 등을 감안할 때 향후 5년내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