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등 잇달아 흥행 영화를 발표하고 있는 김상진(35)감독이 '월급 받는 감독'이 된다. 김 감독은 직접 경영하던 제작사 '감독의 집'을 폐업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플래너스(주)시네마서비스(대표 김정상)의 한국영화본부장(이사급)으로 취임한다. 시네마서비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스카우트비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액수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 김 감독은 앞으로 제작되는 영화별로 수익에 대한 일정 지분을 갖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감독 중심의 영화 제작사 '에그 필름'이 있기는 하지만 감독이 투자, 배급사의 정식 직원으로 입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감독을 우리나라 최초의 월급 받는 감독으로 영입하면서 투자·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제작사로도 변신한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영화사를 운영하며 제작비를 조달하는 것이 꽤 부담스러웠다"며 "그간 추진해온 영화제작에 박차를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이 시네마서비스에 입사한 것을 두고 시네마서비스의 대주주인 강우석 감독이 김감독을 '장기적인 후계자'로 낙점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시네마서비스는 "감독 개인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네마 서비스 내에 김감독이 대표인 작은 영화사를 하나 세우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진 감독과 함께 영화를 제작해온 이민호(32) 프로듀서도 함께 영입, 영화 제작을 맡길 예정이다.
시네마서비스가 감독과 프로듀서를 영입한 것은 영화 직접 제작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것. 시네마서비스는 그간 영화 투자, 배급을 하며 영화제작에 간접적으로 간여해왔으나 앞으로는 직접 영화를 제작할 방침. 촬영 스튜디오, 극장사업에 이어 산하에 '인 하우스 프로덕션'까지 두게 됨으로써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들은 소형 제작사와 수직적 계열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며, 장기적으로 시장 수요를 예측해왔다. CJ엔터테인먼트도 머지않아 시네마서비스 방식을 쫓아 영화 자체 제작을 선언할 예정이어서 국내 투자·배급사가 할리우드형으로 옮겨가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앞으로는 그간 확보한 스타 시스템을 이용한 영화와 큰 예산의 블록버스터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처럼 배우에 맞춘 영화나 장르 영화 등 상업적 색채가 짙은 영화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시네마서비스는 곧 '라이타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과 이관수 프로듀서의 신작 '불어라 봄바람', 권병균 프로듀서의 '어느 여름날'의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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