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이 최종 준비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국은 이라크가 유엔에 대량살상무기 보유 실태 보고서를 제출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대(對) 이라크 전쟁 모의훈련에 돌입하고 마지막 전쟁 외교를 준비 중이다.■최종 전쟁 연습과 전쟁 외교
미 중부사령부는 9일부터 대 이라크전 사령부가 위치한 카타르에서 '인터널 룩' 군사훈련을 개시했다. 현지에 가있는 토미 프랭크스 사령관이 지휘하는 이 훈련은 이라크 전쟁 준비 상황과 군사작전을 종합 점검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쟁실습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 훈련에 맞춰 11일부터 카타르, 지부티,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를 잇따라 방문한다. 지난달 우방 50개 국에 대한 미국의 이라크전 협력 요청,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의 터키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문,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의 일본, 한국, 중국 방문 수순 이후 진행되는 이번 순방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이라크 인접국들의 협력을 재다짐받는 자리이다.
■무르익는 1월 개전설
7일 이라크의 보고서 제출 후 미 언론은 내년 1월 전쟁 개시 가능성을 점치며 중계방송식 전쟁 보도를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는 8일 미 걸프지역 배치 미군은 당장이라도 군사작전이 가능하다고 전하며 최종 군사작전 시점으로 내년 1월을 거론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걸프 지역에는 5만 5,000명의 육해공 및 해병대 병력의 배치가 완료됐고, 이들은 지중해와 인도양에 배치된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해리 트루먼 등의 해상지원과 터키와 디에고 가르시아의 B52, B2 폭격기들로부터 공중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 병력규모는 지상전이 생략됐던 1991년 걸프전 당시의 7만 5,000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MSNBC는 "현 병력 규모로는 대규모의 지상병력이 필요한 이번 전쟁을 당장 개시할 수 없다"면서 "지상병력 배치가 완료되는 30∼45일 이후 전쟁 준비가 완료된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전의 주축이 될 미 제 3, 4보병사단(3만 4,000명) 등이 사우디와 쿠웨이트에 배치되고 걸프 주둔 병력이 20만 명에 육박할 다음달 중하순이 개전 시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 인터널 룩 훈련은
9일부터 7∼10일 간 카타르에서 진행될 미군의 '인터널 룩(Internal Look) 훈련'은 1991년 이라크 전쟁 이후 4번째이지만 해외에서 처음 진행된다. 이라크 인근에서 실시돼 사실상 이라크전 대비 종합 실습으로 볼 수 있다.
미군 당국은 훈련에는 지상군이 참여하지 않고, 미 레이시온사가 제작한 최첨단 이동지휘소의 운용능력을 점검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일종의 도상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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