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대표적 대중주인 건설주가 좀처럼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건설사들의 수주액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고, 내년 내수 경기와 아파트 수주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은행·증권주와 더불어 돈이 증시로 몰려드는 유동성 장세 때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트로이카주' 자리도 올들어서는 통신주에 내줬다.
동원증권은 10일 건설업종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내년에 1998년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 같은 수주부진 등 건설업 불황을 감안해 업종 대표주인 LG건설과 대림산업의 투자의견도 낮췄다. 이선일 연구원은 "수주 감소는 1∼2년 후에야 본격적으로 업체들의 실적에 반영되지만 증시는 이를 훨씬 앞서 미리 반영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건설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투기에 대한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주택경기가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둔화하고, 토목 부문의 회복세도 더딜 전망이다. 동원증권은 내년 건설사 총 수주액이 올해보다 1.2% 감소한 75조9,66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 허문욱 연구원도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으로 주거용 건축 허가면적 등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대체 투자수단으로 부각된 상업용도 내년에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개성공단 건설 등 경협특수와 해외수주 증가 등이 건설주에 실낱 같은 볕을 드리우고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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