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휴렛팩커드(HP), 시스코시스템즈 등 세계 정보기술(IT)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년에는 세계 IT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12% 증가하는 등 IT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EO들은 이에 따라 확장위주의 공격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작성한 '세계 CEO들의 IT경기 전망' 자료에 따르면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 크레이그 버렛 인텔 사장 등 '세계 7대 IT기업'의 CEO 모두 내년에는 IT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버렛 인텔 사장은 "18개월마다 컴퓨터 성능이 2배로 향상되는 '무어의 법칙'이 앞으로 최소 15년간은 지속되며, 내년에는 PC의 교환주기가 도래해 PC시장을 중심으로 IT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클 플라이셔 가트너그룹 회장도 "2001년 2조2,267억달러인 세계 IT시장 규모가 2006년에는 3조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8개월전 미국 경기와 IT산업의 침체를 정확히 예견했던 존 챔버스 시스코시스템즈 회장도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도 내년에는 리눅스 기반 데스크탑 PC의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CEO들은 그러나 경기회복에도 불구, 감원이나 비용절감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컴팩과의 합병을 성사시킨 피오리나 HP 회장은 "IT시장의 냉정한 현실과 변화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1만5,000여명의 인력감원과 고강도 비용절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트너 그룹도 "수익률 보장을 위해 감원은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IT기술을 도입해 체제가 변환된 세계 2,000여 기업의 경우 2005년에는 전체 종업원의 10%, 2010년에는 종업원의 30%를 감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ETRI는 "한국 IT산업도 내년에는 본격 회복국면에 진입, 2002년 3.48%에 그쳤던 전세계 IT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에는 3.77%로 늘어나고 2006년에는 4.59%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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