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근로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하철 1시간 연장운행을 밀어붙여 평지풍파가 일고 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도시철도공사 노조는 서울시의 지하철 연장운행 강행에 맞서 오는 1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 공사 노조와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지하철공사 노조는 또 법원에 심야 지하철 운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법정싸움에 돌입했다.이에 앞서 도시철도공사 노조원 300여명은 10일 자정 무렵 5호선 군자역 선로를 점거해 심야운행을 저지하는 농성을 벌이다 강제해산 당했다. 이 소동으로 일부 승객이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으며, 연행 노조원들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지하철 운행을 연장해 심야에 많은 시민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시민에 대한 서비스라는 면에서 너무 당연한 일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느긋하게 밤을 즐기는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문명시대의 혜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지하철을 움직이는 근로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동시에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은 안전이 생명인데, 언제까지 숙련도가 떨어지는 대체인력으로 운행을 계속할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서울시는 연장운행에 필요한 인원이 많지 않아 노조의 협조 없이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기관사 출신 관리직과 공익근무 요원으로 얼마든지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차량과 시설 장비 등의 안전점검과 정비·보수업무는 어쩔 셈인가. 철도청과 인천지하철이 협조하지 않는 연장운행은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노조의 참여를 끌어내 순리대로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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