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내심 기대했던 자민련의 대선 지원이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반발로 무산될 조짐을 보이자 뒤늦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충청권의 표를 모으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지 JP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는 당위론은 커지고 있으나 정작 JP측 태도는 전과 달리 냉랭한 때문이다.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JP와 전격 회동, 대선 협력을 끌어 내자는 제안까지 있었으나 당내 반론이 큰 데다 "의례적 회동만으로 지지를 선언할 수는 없다"는 JP측의 미지근한 자세에 부딪쳐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 후보가 전면에 나서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JP와 만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JP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후보와 JP의 비공개 회동 카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대 의견이 훨씬 커서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한 당직자는 "충청권이 급해지면서 JP와의 연대 필요성이 커졌으나 때를 놓쳐 정치적 부담이 크다"며 "당내 의견이 워낙 분분해 이 후보가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JP는 선거 중립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JP측은 10일 "대선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굳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일이 없다"며 "JP의 협력을 얻으려면 이 후보가 한나라당의 의원 및 단체장 빼가기 등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이념·노선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9일 마포당사에서 열린 시도지부장 회의에서도 상당수가 "자존심까지 구겨 가며 이 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대선 중립 자세에 무게를 실었다. 이 때문인지 지난 주만 해도 이 후보 지지 의사를 표했던 이인제(李仁濟) 총재권한대행조차 발을 빼는 모습이다. 이 대행의 한 측근은 "JP의 의중을 거스르며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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