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와 놀이(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이른바 '놀테크' 관련주(株)들이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생활패턴 변화와 문화 소비형태 변화로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영화·카지노·게임·음반·애니메이션·여행 등 '노는 사업'에 열중하는 기업들의 수익이 늘면서 주가도 뛰고 있다. 문화산업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삶의 질을 바꾸는 미래형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인터넷기업과 정보기술(IT) 벤처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고 CJ와 오리온 등 대기업들이 종합 엔터테인먼트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영화·게임주의 약진
연말과 방학이 가까워오면서 코스닥시장에서는 영화·게임주들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영화제작·배급 및 극장운영 사업을 하는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는 11월 이후 주가가 70% 이상 급등했다. 12월은 영화 성수기인데다 이번 주말부터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 등 대작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는 만큼 관련 업체의 이익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게임주들도 하반기 '등급제' 충격을 딛고 기지개를 켜면서 10일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빛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중국진출 등으로 9% 넘게 급등했다. 한양증권 김태형 연구원은 "현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라 추격 매수에는 부담스럽지만 내년 경기가 회복될 경우 주5일근무 확산과 극장 수 확대 등으로 게임과 영화는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놀테크의 퓨전과 대형화
업계에서는 영화·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2005년까지 매년 15∼20%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면서 IT기업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새로 뛰어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고, 소프트웨어 기업이 온라인게임 사업을 하거나 영화사가 음반·게임·캐릭터 사업을 함께하는 '퓨전' 현상과 대형화도 두드러지고있다.
캐럭터 업체인 지나월드는 최근 게임사업 진출을 선언했고, 애니메이션회사인 대원씨엔에이는 최근 캐릭터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조영훈 연구원은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 즉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장르나 미디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유발하는 개념은 '놀이 사업'의 경영 키워드"라며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대기업이 전문업체들의 창의성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CJ와 오리온의 대결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최대 강자는 CJ와 오리온. 지금까지 식품이 주력사업이었던 두 회사 모두 최근에는 '먹는 즐거움'에다 '보고 느끼는 즐거움'까지 사업에 보태고 있다. CJ가 CJ엔터테인먼트와 CGV를 통해 영화사업을 넓히자 오리온도 동양제과 계열의 쇼박스를 통해 영화배급에 뛰어들었다. 오리온은 온미디어 등 8개 오락채널로 CJ미디어와 대결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매출과 수익성면에서 CJ가 앞서있기는 하지만 오리온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조 연구원은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안팎이 되면 먹고 사는 쪽에서 즐기는 쪽으로 관심이 바뀌고, 하이테크 기술 발전이 엔터테인먼트 소비를 더 유발하는 상승작용을 한다"며 "몇 년 지나면 과잉 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은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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