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체 과장 박모(32)씨는 대선투표일인 19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2002대선유권자연대'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공동 기획한 '투표팅' 행사에 참가신청을 해두었기 때문이다. 미팅도 하고 투표도 하는 이벤트다.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투표에 참여하자"는 운동이 온·오프 라인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시민, 학생, 업체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자발적으로 대대적인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젊은 층 투표율을 80%대로
'2030유권자네트워크'는 9일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80.8%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은 기표도장 모양으로, 1997년 대선 때 68.2%에 머물렀던 20대 투표율을 당시 전체투표율 80.7%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2030네트워크는 '80.8%'를 모든 이메일에 간판으로 붙여 발송하는 한편 투표 참여 서약운동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 펼치기로 했다.
대학별로 주요장소에 상황판을 설치하고 온라인에도 단과대별 서약률을 게재한다는 계획이다.
■투표하러 '집으로'
학생단체들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끌어낸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의 후속으로 귀향투표운동에도 나섰다. 학생들은 이를 위해 전세 귀향버스까지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 대학신문 '유뉴스'의 관계자는 "기름 값만 받고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버스 회사들이 많아 일반 고속버스 요금의 50%를 할인 받을 수 있었다"며 "추석 때의 절반 수준인 최대 1만명 정도의 귀향투표 학생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귀향버스와는 투표당일 별도로 학교와 인근 투표장을 연결하는 순환버스도 운행된다.
■교수·선배들도 나섰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7개 교수단체 모임인 '2002 대선 교수네트워크'는 10일 성명을 내고 "대학생 부재자의 선거참여는 우리의 대의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12∼14일 부재자투표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교수들은 이와 함께 11일 대구대, 전북대를 시작으로 대학생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전국순회토론에도 나선다.
후배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선배들도 나설 태세다. 2030네트워크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각 대한 동문 선배들 명의로 후배들의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플래카드를 수도권 지역 대학에 100여개 이상 내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표 독려 상품도 등장
인터넷 여행사 '웹투어'는 19일 영화 '시월애'의 촬영지인 경기 강화군 석모도로 떠나는 여행상품을 판매하면서 투표 후 손등이나 종이에 기표도장을 찍어 온 유권자에게는 여행비(2만1,000원)를 2,000원 할인해 주기로 했다.
답사단체인 '바로보는 우리문화'도 서울의 선릉과 정릉, 봉은사를 돌아보는 2만5,000원짜리 상품을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 한해 30% 할인해줄 방침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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