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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8 2차 TV토론 경제·과학분야 / 전문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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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8 2차 TV토론 경제·과학분야 / 전문가 평가

입력
2002.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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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공필 금융硏 선임연구위원토론이 지나치게 이슈 중심으로 진행돼 교육방송의 예상문제 풀이를 보는 인상이었다. 현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식 수준의 답변이 제시된 듯 하지만 이면에선 여전히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일관성 없는 주장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개방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농업 부문만은 어떤 식으로든 보호하겠다는 후보들의 태도나, 분배와 성장문제에 대한 비현실적인 접근은 포퓰리즘의 한 예이다. 단편적 대응은 왜 이러한 문제들이 되풀이되는지, 일부 이슈들이 왜 문제돼야 하는지 등에 의문을 갖는 유권자들을 식상하게 할 뿐이다.

수많은 문제를 각론만으로 해결하려면 절대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단순한 문제 방어적 차원이 아니라 통신기술과 기타 산업 부문과의 접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인을 발굴하려는 야심찬 계획 등 총론적 정책이나 비전제시는 어느 후보에게서도 찾기 힘들다.

두 후보 모두 전반적인 경제 정책 방향에서는 큰 차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정책 평가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모든 경제 이슈를 바라보는 초점이 정책 실패에 맞춰지다 보니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이해가 결여돼 있다. 문제를 정책 실패에서만 찾는다면 정책 과정은 개선되기 어렵다.

개방 문제와 관련, 개방에 따른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피해를 줄이려는 지혜를 강조한 점은 원칙상 타당하다. 하지만 후보들은 놀랍게도 개방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 모두 농업 부문 보호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원칙론에 대한 제시면에서는 이 후보가,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노 후보가 다소 앞서는 느낌을 받았다.

■ 나성린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전반적으로 이회창 후보가 안정과 개혁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신중한 경제 개혁을 주장한 반면 노무현 후보는 보다 개혁을 강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권영길 후보는 서민 위주의 폐쇄주의적 개혁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재벌 개혁에 관해서 이 후보는 재벌 개혁에 대한 확고한 원칙이 있음을 전제로 재벌의 문제점은 고치고 재벌의 장점은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노 후보는 재벌은 외환 위기의 원인이며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권 후보는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폈다.

성장과 분배에 관해서는 이 후보는 두 가지 목표의 조화에 중점을 둔 반면, 노 후보는 분배를 좀 더 중시하는 입장에 섰다.

비정규직 근로자, 근로자 파견제 등과 관련해서는 이 후보가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위해 필요하지만 문제점을 고쳐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노 후보는 이런 제도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권 후보는 제도 자체의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후보들은 몇몇 정책에 대해서는 표를 의식한 듯 비슷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역간의 경제력 격차 완화,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및 이공계 졸업자 우대, 점진적인 무역 개방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결론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향상, 시장 경제의 기능 활성화에 관해서는 이 후보가 좀더 현실적이고, 형평과 재벌개혁 및 서민 우선적인 측면에서는 노 후보가 좀 더 전향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권 후보는 농민,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나 국가경쟁력 향상엔 상당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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