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지만 특히 인구통계가 오리무중이다. 근년 인구 센서스가 없기도 했지만 갖가지 사회지표까지 비밀에 부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 인구에 관한 자료는 나라와 기관마다 다르다. 정확한 조사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데이터를 근거로 추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기관이 같은 자료를 이용해 꾸준히 추산한 자료를 비교해 보면 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줄거나 정체상태라는 사실이다.■ 세계 인구통계에 가장 권위 있는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이 최근 발표한 2002년 북한 인구는 2,260만여명이다. 이 기구는 2001년 북한 인구를 2,240만여명, 2000년은 2,400만여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작년보다는 20만명 늘었으나 재작년보다는 140만명 줄었다는 얘기다. 북한 인구센서스 자료를 바탕으로 국제기구 보고자료 국제회의 발표자료 등을 근거로 추산한 통계청 자료에도 1996년 2,355만여명에서 1999년에는 2,208만여명으로 줄었다.
■ 북한이 공식 인구센서스를 한 것은 1993년 12월이었다. UNFPA 기술원조를 받아 실시한 이 조사에서 북한 총인구는 2,121만3,378명이었다.
여기에는 인민군 인구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인민군 병력을 최대 125만명으로 잡을 경우 총인구는 2002년 UNFPA 자료와 비슷한 2,246만여명 수준이다. 0.7%로 보고된 인구증가율을 감안하면 10년 동안 150만명 이상 늘어야 마땅한 일이다. 10년간 아사자(餓死者)가 그만큼 발생했다는 추산의 근거이기도 하다.
■ 근거는 또 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이 엊그제 홈 페이지에 발표한 북한지역 보건실태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수명이 1993년 72.2세에서 2000년에는 66.8세로 낮아졌다.
UNFPA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평균수명은 62.5세로 또 떨어져 세계평균치(63.9세)보다 낮다. 유아사망률도 1000명당 48명으로 10년전의 3배가 되었으며, 결핵 환자수는 7배나 늘었다. 10년 기근의 참상이다. 개성공단 연내착공 소식을 접하면서, 북한의 자력갱생 노력지원을 공언하는 대통령 후보를 기다려 본다.
/문창재 논설위원실장 cjm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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