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9일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미국은 우리와 동맹관계"라면서 최근 반미감정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뒤, 시민단체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촉구 및 부시 미 대통령 직접 사과 요구'에 대한 서명 동참과 시위 참가 제안은 거절했다.노 후보는 "최근 국민적 분노는 당연한 것이고 심정적으로 충분히 공감하지만 서명과 시위에 참여하는 것은 대통령후보로서 일을 풀어나가는 자세가 아니라 오히려 국민정서에 영합해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우리 안보에 중요하다"며 "앞으로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 협력적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반미 기류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힘으로써 급진적으로 비치는 그의 이미지를 중화하고 보수층에 대해서도 안정감을 심어주려는 취지다.
노 후보는 그러나 "미국의 신중하지 못한 재판과 미국에 대해 '아니오' 할 것을 '아니오'라고 하지 못한 우리 지도자들이 문제였다"고 지적한 뒤, "SOFA의 실질적 운영방안 개선과 SOFA 규정자체의 개정,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 등은 필요하고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실현 가능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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