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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코리아 정영훈 사장 / "등산용품 최고봉 정복 선친의 꿈 꼭 이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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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코리아 정영훈 사장 / "등산용품 최고봉 정복 선친의 꿈 꼭 이룰겁니다"

입력
2002.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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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용품 전문기업 K2코리아 정영훈(鄭暎薰·32·사진) 사장에게 지난 6개월은 새삼 기억하기 싫은, 혹독한 시련기였다.6월 5일 K2코리아의 창업자이자 부친인 정동남(鄭東湳) 전 사장이 북한산 염초봉에 오르다 추락사해 정 사장은 졸지에 총괄 전무에서 대표이사 사장의 큰 짐을 지게 됐다. "예고된 죽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몹시 당황했습니다. 아버지를 보낸 슬픔과 함께 회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이 저를 짓눌렀지요."

정 사장은 눈물 흘릴 틈도 없었다. 내년을 K2코리아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졸업 원년'으로 삼고 그동안 접어왔던 신사업과 사원 복지 개선책 등이 차곡차곡 진행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대표이사 사장이지만 사내에서는 자진해서 총괄 전무로 불리며, K2코리아의 정상화 작업에 매진했다.

하루에도 십여차례씩 팀장들을 불러 회사의 구석구석에 대해 다시 '배우고', 평사원과의 미팅도 부지런히 주선했다. "역시 31년 전통의 조직은 뭔가 다르더군요. 전직원이 똘똘 뭉쳐 평소보다 2배 이상 열심히 뛰었습니다."

정 사장은 또 "1997년 5월 입사 이래 경리계장, 영업부장, 총괄전무 등 회사 전반을 두루 꿰뚫을 수 있는 자리를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게 해준 아버지의 배려가 꼭 이런 날을 위한 준비였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K2코리아는 예정대로 2년내에 골프화와 산업안전복 시장에 뛰어들고, 중소기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내년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직원 자녀에 대한 학자금 보조도 대학생에게까지 확대해 중고생에게는 학자금 전액, 대학생에게는 연 1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직원들도 창업주가 예기치 않게 타계한 뒤 수개월만에 회사를 무난하게 장악한 정 사장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주5일 근무제, 학자금 보조 등으로 근무여건을 개선하면 이직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는 곧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회사의 경쟁력이 되는 거지요. 남들을 따라가는 것보다 선두에 서서 이끌어야 비교우위가 생기는 법입니다."

정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60억원 늘어난 360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신발 생산라인을 완성했기 때문에 한동안 거침없는 성장이 예상됩니다. K2코리아는 제가 40살이 되는 해 매출 1,0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자신합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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