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경제 분야라는 대답이 제일 많다. 누가 집권해야 생활이 나아지고,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운동 과정에서 경제는 뒤편으로 밀려나 있다. 각종 저질 폭로·비방 등 고질병적인 정쟁 때문이다. 건전한 정책대결을 바랐던 다수의 유권자들은 실망한 나머지 선거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투표를 며칠 앞두고도 부동표가 많은 것은 이런 까닭일 것이다.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등은 그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들의 경제관을 피력했다. 그러나 많은 부분이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데다 다른 이슈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정책은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세금 의료보험 연금 등에 대한 정책이 당락을 좌우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늘 후보들의 두 번째 TV 합동 토론이 열린다. 일주일 전 정치 외교 안보를 다루었던 첫 번째 토론은 내용이나 진행 등에서 유권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번에는 경제가 주제다. 앞으로 5년은 우리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주저앉고 마느냐가 판가름 난다. 후보들은 막연하게 기업 금융 노동 공공 등 4대 부문의 개혁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식이 아니라 각각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성장과 안정의 조화, 빈부격차 심화, 실업, 가계 신용위기, 산업 공동화, 고령화 사회, 외국인 노동자 등 현안은 산적해 있다. 후보들은 유권자들이 경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합리적이고 현실성 있는 비전과 대안 제시만이 표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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