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묻지마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들의 손실 등 적지않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최근 코스닥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대거 몰리면서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마구잡이식 입질을 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청약경쟁률이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투자 리스크를 가리는 병풍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종목의 거래가 실제 이루어질 경우 일반 투자자들은 엄청난 경쟁률에 현혹돼 투자했다가 커다란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모주 인플레 현상
최근 열흘 동안 진행된 6개사의 코스닥 등록을 위한 공모주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1,155.64대 1. 지난달 26일 바른전자는 2,114.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종전 최고기록인 하이스마텍의 710대 1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27일 능률영어사는 1,098.26대 1, 4일 쎌바이오텍 1,460.94대 1, 6일 선광전자 1,113.05대 1 등 공모를 진행한 6개사 가운데 4개사가 1,000대 1의 경쟁률을 가볍게 넘어섰다.
이로인해 공모에 투입되는 자금도 크게 늘어났다. 재테크 삼아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의 쌈짓돈까지 모두 쏟아져 나와 바른전자, 능률영어사의 청약증거금이 각각 3,000억원을 웃돌며 지난달에만 공모주 청약에 1조원 가까운 돈이 몰렸다.
■공모주 인플레 원인과 문제점
전문가들은 공모주 청약의 인플레 원인을 저금리와 청약 제도의 문제점에서 찾고 있다. LG투자증권 기업금융2팀 하만용 차장은 "시중 예금 금리가 낮다 보니 부동자금이 공모주 청약에 몰리고 있다" 며 "과거와 달리 공모주 청약이 끝난 후 청약 증거금을 돌려주는 환불일까지의 기간이 짧아서 투자자들이 환불받은 돈을 연속해서 다른 공모주 청약에 투자하는 등 회전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8월에 공모주 청약제도가 바뀌면서 중복 청약을 허용한 것도 공모주 인플레를 부채질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8월부터 청약 제도가 바뀌면서 주간 증권사가 이중 청약을 금지한다는 문구를 유가증권신고서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한 투자자가 여러 증권사를 통해 중복 청약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금여력이 많은 투자자는 여러 증권사에 중복 청약을 신청해 상대적으로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 소액 투자자에게는 그만큼 불리해진 셈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높은 경쟁률에 현혹돼 손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경쟁률이 높다 보니 배정 주식이 적고 투자하는 절대 금액도 얼마 안돼 손실에 대해서도 둔감해 진다. 또 매매가 시작된 후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도 높은 경쟁률을 의식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는 수가 있다.
■투자 요령
전문가들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거나 청약을 거쳐 거래를 개시한 기업에 투자할 때는 경쟁률 뒤에 가려진 기업 가치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LG투자증권 하 차장은 "현재 장분위기도 좋고 자금 회전율도 빨라 앞으로 남아 있는 공모주들의 청약 경쟁률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공모에 참여할 때는 공개된 기업 실적을 토대로 기업 가치를 따져본 후 적정 공모가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간사도 과거에 시장 조성 경력이 없는가 확인해 보고 청약에 참여해야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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