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복용자의 공격 심리와 성폭력 성향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놓고 과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논란의 발단은 7월 미국의 독극물학자 해럴드 밀먼 박사가 한 약물요법 학회지에 비아그라 부작용 사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부터다. 밀먼 박사는 1만 2,000 건의 부작용 사례를 검토한 보고서에서 270건 이상이 방향감각 상실, 건망증 등의 심리적 부작용이었으며 특히 22건의 폭력, 13건의 강간, 6건의 살인에도 비아그라 복용이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의사들은 비아그라 복용자에게 정신·감정적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밀먼 박사의 주장은 실제로 비아그라 복용 후 폭력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이 1998년 공동으로 제기한 이른바 '비아그라 방어' 소송의 주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 법원은 99년 강간범 재판에서 범죄와 비아그라 복용의 연관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미 식품의약청(FDA) 고위 관계자는 "아직 경고문구 삽입 등 표기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연구는 비아그라의 과학적 검증에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인 화이자를 비롯한 다른 과학자들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화이자측은 "비아그라는 성기의 혈관 조직을 자극할 뿐 뇌의 활동과 무관하다"며 "일부 복용자들의 과격 행위 사례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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