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7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 등을 요구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민주당이 8일 "두 여중생의 죽음을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나선 것이 발단이다. 김상우(金翔宇) 외신대변인은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반미감정에 편승한 한나라당의 정치쇼이자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비난하고 "대선을 앞두고 이런 만남에 응한 미 대사관측 역시 한나라당의 정략에 말려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이 후보가 평소 대미 자세의 일관성을 잃고 허둥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대위의 핵심 인사는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주변의 촛불시위 참가 건의에 대해 정치적 이용으로 보인다고 거부했다"며 "평소 이 후보의 친미 성향을 생각한다면 이는 정략적 이용과 다를 바 없다"고 힐난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적반하장'이라고 민주당의 비난을 반박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재협상을 요구하고 전통적 한미 동반자 관계를 재점검하는 것은 대통령후보의 당연한 책무라는 입장이다.
김문수(金文洙) 기획위원장은 "현 정부는 미국에 대해 국민의 뜻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개정도 아닌 개선을 대책이라고 내놓았다"며 "민주당은 대미 굴욕 외교의 결과에 대한 반성도 없이 뒤집어 씌우기로 대국민 사기극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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