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이 없는 사람도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병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 교수는 8일 "갑자기 나타난 가슴통증, 신부전증 등의 증상으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병원을 찾은 환자 20명(남 4명, 여 16명)을 진단, 치료한 결과 '스트레스성 심근증'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병은 심장 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일시적인 심장마비를 겪는 증상으로 1997년 프랑스에서 첫 보고된 이후 서구 각국과 일본 등에서 사례가 나타났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열린 대한순환기학회 추계 학술대회에 발표됐다.
권 교수는 "이들 환자는 심장을 촬영한 결과 심장동맥에 이상이 없었지만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피를 내보내는 좌심실 심층부가 갑자기 정지하면서 극심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증상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환자는 기존 심근경색 환자들과 달리 심장부의 기능이 모두 정상이었고, 심장병 유발인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권 교수는 덧붙였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 많은 의사들은 환자가 심한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것으로 호소해도 신경성이라고 치부했다"며 "이번 연구가 유사한 증세의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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