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 재테크 전략은 어떻게 세울까. 겨울철 이사수요와 대선(大選)이라는 변수를 앞두고 연말 연시 부동산시장의 흐름과 향후 투자 유망상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불안심리가 일시 작용하겠지만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인 만큼 무리한 투자보다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저평가된 우량 물건 위주로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지적한다.■연말 연시, 대세는 하향 안정
대다수 전문가들은 겨울성수기인 내년 3월까지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겨울방학 기간에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활발, 가격 상승세로 이어진 예년의 양상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 오히려 단기 급등에 대한 불안심리와 주택담보 대출 억제 및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줄어 내년 1분기까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대표는 "이미 전세입자 상당수가 집을 산데다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추가 매입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연말장세는 대선이나 겨울이사철로 인해 조금 꿈틀거릴 조짐은 있으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남 대치동 등 학원 밀집지역과 도심 역세권 아파트 등 입지여건이 좋은 곳은 소폭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역시 대세 상승을 일으키기는 힘들 전망이다. 부동산뱅크 김용진편집장은 "과거에도 대선이후 집값이 이듬해 1분기까지 약세를 보였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도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강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세중코리아 한광호투자실장은 "부동산 안정대책과 담보대출 억제로 지난해 같은 큰 폭 상승은 어렵고 평균 4∼5%가량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트로컨설팅 윤재호사장은 "재건축이 어려워지고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는 상태여서 연말 장세도 큰 변동없이 지속되다 실수요자들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가격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틈새종목 노려라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아파트와 토지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잘 찾지 않는 '틈새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선 수도권 인근의 저평가된 아파트가 손꼽히고 있다. 고속전철 경유지로 대학이나 공공기관 등 대규모 시설의 이전이 예상되는 천안이나 아산신도시 등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앞으로 공급이 늘어나지 않을 소형아파트도 유리하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박사는 "소형아파트는 전세를 끼고 구입하면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며 "너무 낡지 않은 10년 미만의 아파트가운데 지하철역과 가까워 임대수요가 풍부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도심 단독주택을 경매를 통해 구입, 다가구로 리모델링해 재활용하거나 상권이 검증된 리모델링한 상가분양을 받는 것도 좋다. 또 수도권 외곽지역이나 택지개발지구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서울 도심에서 건축 후 남은 자투리땅을 매입, 임대나 자재창고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모색해 볼만 하다. 단기여행자나 투숙객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차별화된 오피스텔,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펜션(고급 임대 전원주택), 경기 북동부 및 강원 지역의 전원주택 등에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반면 최근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는 당분간 청약열기가 지속되겠지만,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 높은 청약률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이 떨어지면서 계약률이 형편없이 저조할 단지가 속출할 우려가 높은데다 앞으로 주거비율이 축소되면 사업성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최고 투자상품으로 손꼽혔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값은 지역에 따라 차별화 양상이 심해질 전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연구위원은 "사업시행 가능여부에 따라 차별성이 커질 것"이라며 "사업승인 같은 재료가 있는 단지라면 국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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