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家 "名士" 수두룩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가계도는 인명사전 축소판 같다. 친가 처가 외가 어디를 봐도 법관, 의사, 교수 등 화려한 이력의 명사가 수두룩하다. 전문직 종사자가 많은 반면 장남 정연(正淵·39·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소 연구원)씨의 장인 이봉서(李鳳瑞·66) 전 국제화재 회장을 빼면 재계인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부친 이홍규(李弘圭·작고)씨는 해방 후 검사를 지냈고 모친 김사순(金四純 ·91)씨는 경기여고를 나온 인텔리다. 큰 아버지 태규(泰圭·작고)씨는 유명한 화학자로 미 유타대 교수를 거쳐 초대 서울대 문리대 학장을 지냈다. 외조부 김재희(金在晞·작고)씨는 전남 담양군 창평면장을 지낸 천석꾼으로 유명했고 이모 김삼순(金三純·작고)씨는 균학(菌學)을 전공한 국내 첫 여성농학 박사다. 작고한 김홍용(洪鏞)·문용(汶鏞)· 성용(星鏞)씨 등 3명의 외숙부는 국내 유 일의 '3형제 국회의원'이다.
이 후보는 4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형 회정(會正·70)씨는 미 브라운 대 교수를 거쳐 현재 삼성서울병원 병리학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누나 회영 (會英·67)씨는 숙명여대 졸업 후 출가했으며 동생 회성(會晟·57)씨는 미 뉴저지대 경제학 박사로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등을 지낸 뒤 형제 중 유일하게 정치 현장에서 형을 돕고 있다. 그는 1997년 대선 당시 '세풍'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막내 동생 회경(會京·54)씨는 미 뉴욕주립대 박사 출신으로 과학기술대 교수이다. 조카 15명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 유학을 갔다 왔고 신부 의사 미술가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처가쪽은 장인 한성수(韓聖壽·작고)씨가 두 차례 대법관을 지내는 등 3대를 이은 법조계 집안이다. 큰 처남 대현(大鉉·61)씨는 고시 15회 출신으로 97년부터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다. 조카 정수(政洙)씨는 변호사이고 그 동생 지수 (知洙)씨도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둘째 처남 세현(世鉉·56)씨는 서울대 치대 교수, 셋째 처남 우현(宇鉉 ·54) 씨는 (주)TECHO전무이다.
이 후보는 장남 정연씨, 검사에서 지난해 5월 변호사로 전직한 최명석(崔明錫·40)씨와 결혼한 딸 연희(淵嬉·38)씨, 미혼인 차남 수연(秀 淵·36·경영컨설턴트)씨 등 2남1녀가 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盧家 대부분 "서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종종 "우리 집안에는 잘 나가는 사람이 없어 부정한 돈 몇천만원만 들어 와도 금방 표시가 난다"고 말했다. "탈탈 털어도 개털이더라"는 한 측근의 농담처럼 친·인척 대부분이 보통사람이다.
노 후보는 아버지 노판석(盧判石·1976년 작고)씨와 어머니 이순례(李順禮·98년 작고)씨의 3남2녀중 막내다. 큰 형 영현(英鉉·73년 작고)씨는 5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부산대 법대)을 나왔지만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 둘째 형 건평(建平·60)씨는 야간고를 나와 68년 5급(현재 9급) 공무원 시험에 붙어 10년간 세무공무원을 한 뒤 지금은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에서 과수원을 하고 있다. 큰 누나 명자(明子·74)씨는 교사인 큰 딸과 함께 부산에 살고 있고, 작은 누나 영옥(英玉·64)씨는 김해에 산다. 둘 다 남편과 사별했다. 11명의 조카들은 회사원, 농업, 소규모 자영업, 주부, 대학생 등이다. 둘째 누나 영옥씨의 사위 정재성(43)씨가 서울법대를 나와 부산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띌 뿐이다.
친가쪽으로 노 후보와 왕래가 잦은 친척은 형 건평씨 정도다. 이번 선거를 직접 도와주고 있는 친척도 없다. 건평씨는 "무현이가 정치를 시작하고는 내가 모았던 돈을 좀 주기도 했지만 정치를 도와주는 일보다는 집안 대소사나, 어머니와 관련된 일로 자주 만나곤 했다"고 전했다. 누나들과는 부모 제사 때나 얼굴을 본다.
처가쪽도 평범하다. 부인 권양숙(權良淑·55)씨는 1남3녀 중 둘째. 장인 권오석(權五石)씨는 좌익경력으로 복역하다가 71년에 옥사했다. 장모 박덕남(朴德南·82)씨는 외아들 기문(奇文·48·우리은행 부산 범천지점장)씨와 부산에 살고 있다. 처형 창좌(昌左·57)씨는 남편을 잃고 회사원인 아들과 함께 서울에 살고 있고, 처제 진애(珍愛·52)씨는 남편 이승남(李勝男·57·상업)씨와 부산에 산다.
처가쪽에서 노 후보와 자주 만나는 사람은 처남 기문씨가 유일하다. 기문씨는 "최근에도 1년에 두세 번은 얼굴을 보지만 정치쪽으로는 도와 준 일도, 도와 줄 일도 없다"고 말했다.
노 후보의 외아들 건호(建昊·29)씨는 올해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LG전자에 다니고 있고 딸 정연(靜姸·27)씨는 홍익대 역사교육학과 졸업 후 주한 영국대사관에 근무하고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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