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장부에서 여중생 사망 사건 재판의 부당성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를 알리려는 범국민 대책위원회(범대위) 방미투쟁단의 열정은 폭설 속에서도 식지 않았다. 그러나 투쟁단의 요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차가왔다.범대위 방미투쟁단(단장 한상렬 목사)은 5일 폭설이 내린 워싱턴 백악관 앞과 부근 버지니아 국방부 청사(펜타곤) 앞 등에서 침묵시위와 사진전 등을 열며 방미 4일째 활동을 계속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가 열리고 있는 펜타곤 남쪽 정문에 도착했으나 위병이 접근을 막아 부근에서 30여분간 침묵 시위를 했다.
방미투쟁단은 두 여중생을 죽인 미군에 대한 무죄 판결 무효 두 미군을 한국 법정에서 처벌할 수 있도록 형사 재판권 한국에 이양 불평등한 SOFA 개정 등의 요구를 담은 영문 서신을 국방부에 전달하려 했으나 미측은 접수를 거부했다.
폭설로 교통이 막혀 예정보다 늦게 워싱턴에 온 방미투쟁단은 오전 11시 50분께부터 백악관 앞길과 라파엘 광장에서 여중생 영정과 사건 현장, 다른 미군 범죄 관련 사진이 부착된 대형 그림판 10여 장을 들고 서서 시위했다.
이들은 폭설로 평소보다 한산한 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사건 개요와 수사·재판 과정의 문제점, 한국인들의 항의시위 등을 담은 영문 선전지를 나눠주며 관심을 환기시켰다.
한 목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반드시 직접 공개사과하고 미국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워싱턴대 학생 크리스 로이드씨는 "신문에서 여중생 사망 사건과 한국민들의 시위 기사를 읽었다"며 "미국민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리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오늘의 시위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언론들은 반미투쟁단의 활동을 다루지는 않았다.
방미투쟁단은 6일 외신기자센터에서 회견한 뒤 백악관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과 130만 명의 서명이 담긴 서류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 7일 오후 1시부터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