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쳐 있습니다. /일본은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일본인은 방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부(富) 대신에 무엇을 잃어버리고 /무엇을 보지 못하고 놓쳐왔을까요. /의식(衣食)이 풍족해진 뒤의 부는 /언젠가는 인간을 표변시켜 /예절을 잊게 하고 /나라의 생명력마저 시들게 합니다."일본 문부과학성 장관 자문기관인 문화심의회가 6일 일본의 현재를 개탄하는 산문시로 시작하는 보고서를 내 화제가 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문화심의회는 앞으로 5년간의 문화·예술 진흥 정책 기본방향을 제시한 보고서를 도야마 아쓰코(遠山敦子) 장관에게 제출했다.
첫머리에는 유명 작사가 오카다 후미코(岡田富美子)씨가 지은 '대지로부터의 편지'라는 제목의 23행짜리 산문시가 실렸다.
시는 일본의 침체를 노래한 뒤 경제 우선으로만 치달려온 일본 사회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부와 성장만을 추구하는 사이 가치관 상실 등 근본적 문제가 서서히 잉태됐음을 지적했다. 특히 끝부분에서는 "광상곡(狂想曲)은 끝이 났습니다. 일본은 지금, 일본을 되살릴 '일본인의 뜨거운 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맺어 문화예술이 '뜨거운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의회측은 "일본을 되살릴 뜨거운 힘은 무엇인가 하는 관점에서 보고서를 만들었다"며 문화예술 교육 강화 일본어 육성 문화유산 보전 해외에 일본 문화 적극 소개 문화예술에 대한 재정·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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