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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사립대 기여입학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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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사립대 기여입학제 추진

입력
200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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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가 교육부의 반대 방침에도 불구하고 기여입학제를 내년부터 강행하기로 했다. 재계와 일부 사학 관계자들은 기여를 통해 대학의 질적 성장을 위한 재정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찬성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반면 교육부와 학부모 및 시민단체는 입학제도는 수험생 선발을 위한 것이지 재정확충 수단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노영훈(魯英勳)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과 김정명신(金鄭明信) 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으로부터 각각 입장을 들어봤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 찬성 / 노 영 훈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기여입학제는 장기적 고객관계 유지를 통해 학교발전 가능성을 반영한다."

노영훈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여입학제란 사립대가 입학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원자의 수강능력 이외에 지원자 및 관련 가족과 학교측간의 장기적 고객관계(long-term relationship) 유지를 통한 학교발전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 입학권을 산다는 입학권 매매제 형식의 기부금입학제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학이 일정금액 이상을 받고 입학권을 파는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예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은 "미국 내 대학입학 및 졸업 시즌의 수많은 플래카드와 파티는 학교측이 학부모 및 동창생으로부터 학교발전을 위한 재원확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소액이라도 지속적인 기부를 요청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지 반대급부를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며 "부의 세습을 고착화 하고 대학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하지만 명문대와 대학답지 않은 대학은 구분되어야 하고 스스로의 능력에 의해 교육시장 내에서 그 필요성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현행 입시제도에서 사용되는 점수들은 미래의 학업능력 및 지도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립대 교육은 본질적으로 민간 시장에서 제공되는 사교육 서비스이므로 중앙정부의 틀에서 묶지 말아야 한다"며 "여러 방안을 검토해 자기책임 하에 학교발전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사립대의 노력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지원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반대 / 김정명신 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

"기여입학제는 돈과 학벌의 유착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김정명신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일류대 간판은 개인이 다른 사회적 자원을 소유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기여입학제는 개인적 부를 통한 이러한 수단의 취득을 정당화 해 권력과 돈의 유착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대학에만 '기부'가 몰리고 그 밖의 대학에게는 있으나마나한 제도가 될 것"이라며 "가정형편으로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돈으로 대입 자격증을 사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정 회장은 "비물질적 기여도 인정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입시전형의 한 항목으로 적용할 수도 있는 것을 굳이 들고 나오는 이유는 기여입학제에 대한 반대를 희석시키기 위한 지엽적 장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이 앞장서서 무한대의 경쟁과 효율을 외칠 것이 아니라 성장의 질과 속도를 조절하고 소외된 주변을 아우르면서 대안적 가치를 만들어가자고 국민을 설득시키는 교육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립대의 자율은 사회의 질적 발전을 담보할 때 의미 있는 것이며, 부족한 재정을 학부모의 과잉교육열을 이용하여 사적부담으로 전가하는 것은 한계에 부딪힐 뿐 아니라 결과에 비해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급한 예산규모를 밝히고 이에 대해 민주적인 학내 의사수렴과정과 투명한 운영을 확보한 후 동문과 학부모, 지역사회기업에게 십시일반으로 협조해 달라고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 연세대 시행방안

연세대 김우식 총장은 지난달 19일 2004학년도 입시부터 '비물질적 기여입학제'와 '물질적기여입학제'를 동시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무위가 마련한 안은 재정지원 등 물질·비물질로 학교측에 기여한 지 5년이 경과한 '고등교육 발전 기여자' 자녀를 전형대상에 추가해 정원외로 선발한다는 것. 연세대는 지난해 3월에도 이 제도의 추진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당시에는 학교설립자, 교직원 등 비물질적 기여자 자녀에 대한 입학우대제를 우선 실시한 뒤 물질적 기여입학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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