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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저질 비방·폭로 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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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저질 비방·폭로 표 안된다

입력
200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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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무차별적인 폭로와 비방, 흑색선전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비전과 정책의 제시보다는 네거티브 전략에 의존하고 있어 새로운 선거문화의 정착을 바라는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성명과 기자회견 등의 형식을 넘어 이제는 신문광고에까지 폭로와 비방이 등장함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여론의 따가운 질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전체가 더욱 더 포지티브 전략에서 멀어지는 것은 어떻게 하든 이기고 보자는 승리지상주의 탓이 아닌가 싶다.이래 가지고는 정치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독재정권이 물러난 이후 1987년부터 있었던 세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 비해 이번 선거가 더하면 더했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질적인 지역간의 갈등구도에다 세대간, 이념간의 대립현상까지 더해져 가뜩이나 분열 양상으로 가고 있는 이 사회가 치유불능의 상태에 이르지 않을까 걱정된다. 5년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것도 모자라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면 어느 누가 정치에서 '희망의 싹'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정치권이 대오각성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21세기 들어 처음 치르는 이번 대선이 '가장 추악한 선거'로 기억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선거의 승자와 패자에게 모두 돌아갈 것이고,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사생결단식의 선거는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통합이나 정치안정, 사회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정상으로 돌아오라고 각 당의 대선후보에게 촉구하는 바다. 현실적으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고 보자'는 것보다 '지더라도 떳떳이 하자'는 식의 선거운동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 '추한 승자'보다는 '아름다운 패자'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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