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전 초반 미디어홍보전 성적을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민주당은 4일 오후 6시40분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58)씨가 KBS―1TV를 통해 투박한 부산 사투리로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를 호소한 방송연설이 '대박'을 터뜨렸다고 자평했다. 이씨의 연설이 12.4%의 시청률을 기록, 같은 날 오후 7시 MBC TV에서 방송된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의 연설 시청률(5.7%)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는 것이다. 이씨는 민주당 미디어팀에서 일하고 있는 한 영화 감독이 부산 자갈치 시장을 뒤져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방송광고도 우세로 평했다. 지난달 27일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을 배경으로 한 '노무현의 눈물' 편이 버스를 소재로 안정감을 강조한 한나라당의 '위험 대 안전' 광고보다 우세했다는 주장이다. 이해찬(李海瓚)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자갈치 아지매의 방송연설과 노무현의 눈물 광고는 특히 반응이 좋아서 재방송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5일 박원홍(朴源弘) 홍보위원장을 불러 "전환점을 찾으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 3일에는 한나라당 여성 당원 4명이 여의도 당사를 찾아와 "우리를 다 망하게 하려고 하느냐"고 TV 광고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저녁에는 신문광고 문안을 두고 당 고위 관계자 간에 "민주당에서 온 것 아니냐"는 고성까지 오갔다. 민주당에 밀리고 있는 미디어 홍보 전략에 대해 당 밑바닥부터 불만이 차오르고 있지만 뒤늦게 방향 설정을 두고 고민에 쌓인 모습이다.
한 당직자는 "후보실·홍보위·미디어대책위로 삼원화된 홍보 조직을 정비하고, '부패정권 심판'에 맞춰져 있는 낡은 전략부터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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