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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이적은 냉정한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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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이적은 냉정한 비즈니스

입력
200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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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울산 감독이 이천수의 PSV아인트호벤 이적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히딩크 감독이 한국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려는 거냐"고 반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김 감독은 이천수 등이 해외로 나가 실력을 쌓는 게 개인은 물론 한국 축구를 위해 도움이 된다는 요지의 말 끝에 아인트호벤의 한국 선수 영입설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히딩크 아인트호벤 감독은 이미 박지성과 이천수를 포함해 한국 선수 3명을 영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명은 김남일과 청소년대표 김동현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김 감독의 말은 히딩크가 왜 한국 선수에 연연하는 지 모르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듯 했다. 물론 송종국(페예노르트)이 이미 네덜란드에서 뛰고 있고 이천수 등은 기량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일부에서 제자들에 대한 스승의 애정이 워낙 강해 한솥밥을 먹고 싶어 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프로 세계를 경험한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스승이 불러 품에 안겼다" 등의 표현은 더욱 그렇다. 월드컵을 치르면서 1년 6개월동안 동고동락한 히딩크와 태극전사들은 미운 정 고운 정이 듬뿍 들었고 서로를 잘 알고 있어 같은 팀에서 활동한다면 그만큼 이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연고를 따지는 한국식 사고일 뿐이다. 냉정하게 말해 구단과 선수 영입을 놓고 저울질 끝에 '장사가 된다'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프로구단은 영입 조건으로 선수의 가치를 가장 먼저 따진다. 가치란 현재의 경기력은 물론 장래성 등을 포함한다. 특히 마케팅과 투자 개념 등이 섞인 상품성은 돈과 직결되는 만큼 주요 고려 대상이다.

그렇다면 아인트호벤은 왜 한국 선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중계권을 들 수 있다. 벌써 송종국의 경기는 국내에 생중계된다. 모기업의 광고효과도 뛰어나고 우리나라에서 초청할 경우 개런티도 많이 받을 수 있다.

선수는 물론 팬들도 냉정해져야 한다. 스승이 불러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와 "히딩크의 애제자니까 당장 주전으로 뛰겠지"하는 바람은 금물이다.

선수는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요모조모 따지고 팬들도 진득하니 기다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라는 사실은 말할 나위도 없다.

/전 축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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