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자양2동 동현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장원근(張元根·70) 목사와 양승원(梁承願·60)씨 부부는 10년째 매주 수요일 낮 12시 교회 건물에서 노숙자 및 독거노인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매일 이 곳을 들르는 노인들은 100여명. 30평 남짓한 예배당 지하실이 좁아 계단도 식당이 됐다. 장 목사는 88년 보수총회신학대에 입학하면서 전도사 자격으로 자양1동에서 개척 교회를 운영했고, 92년 목사안수를 받은 뒤 제일 먼저 노인들을 섬기기 시작했다. 장 목사는 "당시 20평도 안 되는 비좁은 부엌에서 배고픈 동네 어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시작했다"며 "아내와 함께 전날부터 장을 보고 밤새 음식을 준비해도 힘든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노인들에게 웃는 법을 가르치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식사를 시작하는 양씨는"한 끼의 밥을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운 어른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이라며 "어른들이 교회에 들어서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고운 말을 익히려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현재 일을 돕고 있는 10여명의 아주머니들은 대부분이 10여년 동안 장 목사 부부와 함께 '점심 은혜'를 베풀어 온 사람들.
호헌총회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을 강의하고 있는 장 목사는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기 전에 상하수도 배관사업, 양품점 등을 했고 명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기억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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