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과 한국경제연구소(KEI) 주최로 '두개의 한국-대선의 의미'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려 한국 대선에 쏠린 미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한국은 이번 선거를 통해 3김 시대와는 다른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이회창(李會昌)후보와 노무현(盧武鉉)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한미 동맹의 기조는 변하지 않겠지만 대북 정책에 있어 어느 정도 미국과의 시각 차는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주제 토론의 요약이다.▶커크 라슨 조지 워싱턴대 교수
이번 선거를 통해 3김 시대가 종말을 맞고 있으며 뿌리 깊은 지역주의가 퇴색하고 있다. 미국은 후보 사이에 대북 정책, 특히 북한 핵 문제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이 후보나 노 후보 모두 북한을 다루는 전략에 전술적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의 연대를 강조하는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포용정책에서 한 발 물러날 것이고, 금강산 관광이나 철도 연결 등 기존의 남북교류 사업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노 후보는 주한미군 철수를 찬성했다 후에 입장을 철회했다.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의 개인성향이 한국 정부가 대북 정책을 수립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돈 오버도퍼 전 워싱턴포스트 도쿄 특파원
이 후보가 당선되면 남북관계의 극적인 발전보다는 관리에 치중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후보는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인식하고 있고, 그를 보좌하는 많은 전문가 그룹이 있다. 그가 당선되면 '햇볕 없는 햇볕 정책'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노 후보는 젊은 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그 역시 한미 관계에 있어 미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관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자부심이 강하고, 미국과 평등한 관계를 원한다.
▶마커스 놀랜드 국제경제연구소(IIS) 선임연구원
두 후보 모두 북한에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후보는 핵 개발 포기가 전제돼야 북한과 대화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 후보는 북한과 포괄적인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북한에 대해 고립 정책을 펴고 있는 부시 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할 것이고 당분간 한미 관계에 허니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북한의 고립과 붕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대북정책의 전략에서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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