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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증시 IT에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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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증시 IT에 울고 웃고

입력
200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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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 하나가 연일 한·미 증시를 웃고 울게 만들고 있다.연말·연초 반도체·PC 등 정보기술(IT)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었던 주가는 최근 반도체 경기가 내년에도 별로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춤하고 있다.

반도체 등 IT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PC와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칩 수요가 증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PC를 교체하고 정보기술 설비나 제품에 대한 지출과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그 같은 조짐이 아직 불확실하고 증권사와 조사기관마다 IT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 컴퓨터 하드웨어, 전자부품 등 업체의 수익 전망과 투자의견을 낮추는 바람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전날보다 5.69%나 폭락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와 장비주들이 보합권에 머물거나 일제히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1분기 이후 반도체산업의 펀더멘털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전망이 불투명하고, 계절적인 수요도 부진해 내년 1, 2분기 순익 악화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조사 결과를 보면 IT경기 회복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11월 100대기업 최고정보담당자(CIO)를 대상으로 올해 대비 내년 IT지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상당수가 9월 조사보다 내년 IT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그 증가폭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2∼3% 증가한 수준이었다. 기업들은 IT부문 지출이나 투자보다는 오히려 비용절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재무담당자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IT지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반도체 조사기관인 VLSI는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산업이 내년에 각각 20%와 9%씩 성장하고 이르면 상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존 코너스는 내년 PC 출하량이 완만하게 성장해 반등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로인해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상당히 개선됐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IT주들이 한·미 증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IT경기 회복전망이 엇갈릴수록 투자자들은 당분간 매일매일 나오는 반도체 가격 동향이나 PC 출하량 데이터 등에 더 신경을 쓰는 수밖에 없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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