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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VS 盧](8)취미·식성·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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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VS 盧](8)취미·식성·기호

입력
200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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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밤 늦게 귀가해서도 으레 30∼40분씩 케이블TV 영화채널을 이리저리 돌린다.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피곤할 텐데 그만 자라고 해도 리모콘을 쥔 채 "응, 응"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집으로'나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극장에 가서 본 영화도 많다. 휴먼스토리를 좋아해 주말이면 비서진은 대개 최신 비디오테이프를 2, 3편 빌려 놓는다.쉬는 날이면 음악을 들으며 묵상에 잠긴다. 음악은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클래식 음악에 친근감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오페라 아리아를 좋아해서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비롯한 '3대 테너'의 아리아 CD는 수행비서가 꼭 챙긴다. 그러나 "색소폰을 배우려고 독선생을 모셨다가 소리 내기 단계에서 그만두었다"고 말하듯 노래나 악기 연주와는 거리가 있다. 최근에 배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반응이 좋다는게 주위의 평이다.

이 후보는 아침 5시면 일어나 30분간의 맨손 체조를 거의 거르지 않는다. 운동은 거친 쪽을 좋아하는 편이다. 중학교 시절 권투를 했고, 축구나 농구 관전을 즐긴다. 부장판사 시절에 시작한 골프는 '파워 골프'라는 평을 들었다. 운동을 하면 적당히 하는 법이 없다. 법관 시절에는 법관대회에서 상을 탈 때까지 테니스에 매달렸다. 지난해 축구경기 시축을 하면서 센터서클에서 골대 근처까지 축구공을 날렸다. 그를 수행하는 여성 가정의학 전문의가 "40대 초반의 몸"이라고 놀랄 만큼 강골(强骨)을 유지하고 있는 게 그런 덕분인지도 모른다.

식사는 '빨리, 적게'가 몸에 뱄다. "더 먹고 싶을 때 숟가락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음식은 가리지 않으며 특히 멸치 다시마 조개 등 해산물로 맛을 내고 된장과 청국장을 함께 풀어넣은 된장찌개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을 금세 비운다.

중국식 호떡은 대(代)를 이은 기호 식품이다. 지난 주 유세가 끝난 뒤 호떡을 먹으며 "선친의 어릴 적 일기장에 '오늘은 호떡 두 개를 사먹고야 말았다'는 구절이 있다"고 회상에 젖기도 했다. 단팥이 가득 담긴 '시장제' 도너츠와 붕어빵도 좋아해 시장을 돌 때면 가게 앞에 멈춰 서서 "단팥을 더 넣어 달라"고 특별 주문까지 한다. 이동 중에는 자주 먹는데, 꼭 깨물어서 먹는다. "사탕은 이래야 제맛"이란다.

맥주 한 병, 소주 반 병이 주량이라지만 실전에서는 훨씬 강하다. 양주 '뇌관'을 가득 채우고 맥주도 넘치게 따르는 '원칙 폭탄주'는 유명하다. 이 후보는 헤어스타일에 공을 들이는 편이다. 늘 단정한 머리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이 후보는 로마의 철인(哲人)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가장 존경하며 그의 '명상록'을 수없이 읽었다. 올해는 '정부 혁신의 길' 등 국정 운영 관련 서적을 주로 읽었고 '가시고기'는 눈물을 흘려가며 봤다고 한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취미·여가 생활을 다양하게 즐기는 편이다. 가족과 함께 시내 영화관이나 인사동 화랑, 음악회에 가는 걸 좋아한다. 영화·예술인과의 폭넓은 교류도 특유의 예술적 취향 때문이다.

영화는 휴먼스토리나 예술영화를 좋아하고 액션·애정물은 기피한다. 젊은 시절 단편소설을 쓰기도 했던 그는 문학에도 관심이 많다. 노 후보는 지금도 연애시절 아내에게 들려 줬던 '사랑은 월광(月光)이런가'라는 시(詩)를 읊곤 한다. 그리고는 "여자들은 왜 이런 시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며 쑥스러워 한다. 그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을 탐독하는 편이다. 측근들은 "고졸 출신의 핸디캡을 독서로 메웠다"고 말한다. 기타와 하모니카도 어느 정도 연주할 줄 안다.

그는 뭐든 잘 먹고 식성도 서민적이다. 대우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식판에 밥을 담아 직원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식사를 했다. "오히려 '짬밥'을 더 잘 먹는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특히 삼계탕과 생선을 좋아한다. 효자동 삼계탕집과 여의도 거해 횟집이 단골이다. "피곤할 땐 생선이 몸에 좋다"며 당직자들을 자주 인근 횟집으로 데려간다. 그러나 마음에 두지 않은 의원에게는 밥 한끼 사지 않아 불만을 사기도 한다.

노 후보는 자판기 커피를 유난히 좋아한다. 여직원이 커피를 타주려 하면 "나는 자판기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며 직접 뽑아 마신다. 유세 도중에 출출해 지면 햄버거도 자주 사 먹는다. 술은 잘 못한다. 반주로 백세주를 가끔 마시지만 소주 반병만 마시면 얼굴이 달아 오른다. 한잔 걸치면 '작은 연인들'이나 '부산 갈매기'를 자주 부른다. 운동가요와 트롯도 곧잘 흥얼거린다.

담배는 지난해 8월 끊었지만 올 8월부터 조금씩 다시 피기 시작했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후보 지위마저 흔들릴 때 "타는 속을 담배로 달랬다"고 한다. 대학생들과 맞담배를 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노 후보에겐 잠이 보약이다. "몇 시간 자고 나면 불쾌한 생각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말한다. 건강을 위해 아내와 함께 자주 산에 오르고 매일 아침 30분간 요가를 한다.

골프는 가끔 친다. 2000년 4·13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에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100타 안쪽의 실력이다. 은근 슬쩍 봐주는 사교 골프는 사절이다. 그래서 '짠물'이라고도 불린다. 서민적 이미지를 의식한 탓인지 요트 얘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노 후보는 "요트는 변호사 시절 부산 동아대 요트서클 회원들과 취미로 탔던 것으로 골프채 한 세트보다 싸다"며 "요즘은 일절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색 양복을 즐겨 입고 넥타이는 붉은 색이나 밝은 색 계통을 주로 맨다.

그는 백범 김구(金九) 선생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존경한다. 한 측근은 "링컨이 수차례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대통령이 된 데 동병상련을 느끼지 않았겠느냐"고 귀띔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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