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에 따라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일수록 '노력으로 인한 성공 가능성'을 믿지 않고 학습에도 열의를 잃어 자칫 악순환을 통한 계층고착화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이혜영(李惠英) 연구위원은 4일 서울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교육복지 투자 우선지역 지원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저소득층의 교육복지 실태와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이 지난 두 달간 서울과 부산의 초·중생 3,1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나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문항에 대해 26.9%는 '별로 그렇지 않다', 3.7%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대답이 30%를 넘었다.
가정형편별로는 부유층 자녀들의 80% 정도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매우, 또는 다소 희망적'이라고 답한 반면, 빈곤층 가정의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매우, 또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말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노력하면 목표나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문항에서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가정의 자녀들은 73.4∼92.8%가 긍정적으로 답변했으나,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은 18.3%∼22.2% 만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연구위원은 "가정·학교·지역사회에서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도시 저소득층 자녀들을 국가가 방치할 경우 부모세대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자녀의 삶마저 규정해버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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