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금녀의 벽이 무너지게 됐다. 여성골퍼가 투어사상 최초로 2003년 7월 열리는 그레이터 하트포드 오픈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9월 열린 대회 지역예선에서 합계 5언더파 211타로 남자들을 제치고 우승한 수지 웨일리(36)는 4일 "내년 투어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전설적 여성골퍼 베이브 디드릭손 자하리아스가 1938년 남자 투어대회인 로스앤젤레스 오픈에 초청받아 참가했지만 여성이 경쟁을 통해 출전자격을 얻은 것은 웨일리가 처음이다.
웨일리는 노스캐롤라이나대를 나와 90·93년 미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93년 슬레이트팜레일클래식에서 공동 72위에 이름을 올린 게 최고성적이다. 현재 코네티컷에 있는 골프장의 헤드프로로 일하는 그는 9월 지역예선에서 어머니가 캐디, 남편이 코치로 참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웨일리는 지역예선 우승 후 투어대회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해 왔다. 지역예선의 경우 남성들에 비해 홀에서 10%정도 거리가 가까운 레이디스 티를 사용했지만 PGA투어에서는 남자들과 똑같은 위치에서 티샷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평소 때보다 거리가 700야드 늘어나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두 딸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고 출전을 결심했다. 그는 "나의 딸은 물론 딸 가진 부모들의 권유를 많이 받았다. 나의 출전은 역사적인 일로 여성골퍼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타이거 우즈(미국)는 "그가 출전권을 따낸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는 남자선수들을 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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