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COEX에서 개막하는 '고구려!― 평양에서 온 유물' 특별기획전에서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북한의 국보 '영강(永康) 7년명 금동광배(金銅光背)'와 우리 국보 118호 금동미륵반가상의 결합 전시가 무산됐다. 금동미륵반가상을 소장한 호암미술관이 "두 유물이 일각의 주장처럼 한 몸이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주최측의 유물 대여 요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다.금동미륵반가상은 1941년 평양 평천리에서 일본군이 병기창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된 것을 개인 소장가가 입수해 광복 후 남쪽으로 가져왔다. 금동광배는 46년 같은 지역에서 출토돼 평양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소장해왔다. 북한은 60년대 역사학자 도유호가 발표한 논문을 토대로 두 유물을 한 몸으로 보고 있고, 일부 일본 학자도 같은 주장을 했다.
그러나 호암미술관의 견해는 다르다. 한 학예연구사는 "보통 반가상의 광배는 머리 부분에만 두는데 북한의 광배는 위가 뾰족하고 아래는 편편한 전형적인 입상 여래상 광배"라면서 "불상 머리 뒤에 붙은 광배 꽂이도 반가상은 정사각형에 가까운데 북한측 광배에는 세로로 길쭉한 네모꼴 구멍이 나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영강7년이란 연호는 5세기나 늦어도 6세기 초·중반으로 추정되지만(북한은 551년 추정) 반가상은 양식으로 볼 때 7세기 전반기에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절대 한 몸일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특별전 주최측은 아직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정현곤 민화협 홍보국장은 "내년 3월5일까지인 전시기간 내 미술사 전문가들의 조언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두 유물의 한 몸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내용의 명문이 새겨져 있는 우리 국보 119호 연가(延嘉)7년명 금동여래입상과 북한의 연가7년명 금동일광삼존불의 관계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일부 학자는 명문의 글자 일부가 다른 점 등을 들어 위작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해왔다.
특별전 학술자문위원인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의 문화재를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으니 논란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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