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사찰이 1주일을 경과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현재까지의 유엔의 사찰이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불만을 유엔 사찰단에 전달해 파란이 예상된다.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4일 "유엔 사찰단의 규모와 수색 방식 등이 만족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는게 미국의 판단"이라며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스 블릭스 유엔 사찰단장을 만나 가장 강력한 어조로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릭스 단장은 보다 강력한 사찰을 촉구한 라이스 보좌관에게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방식으로 미측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이라크가 시한을 하루 앞당겨 7일에 제출하겠다고 발표한 대량 살상무기 보유 실태 보고서를 4~5일간 꼼꼼히 대조한뒤 공식적인 반응을 할 것이라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유엔 사찰단은 바그다드 남부의 이라크 핵 개발계획의 본부인 알 투와이타 연구단지와 바그다드 북쪽의 생화학 무기 개발 단지 무타나를 전격 사찰했다.
알 투와이타는 이라크 농축 우라늄 핵 개발 연구의 중심지로 활용되다가 1981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곳이고, 쿠타나는 1980년대 생화학 무기를 생산한뒤 90년대 유엔 사찰단에 의해 시설 일부가 해체됐던 곳이다.
한편 미국이 이미 이라크 전쟁 개전에 대비한 포위작전을 사실상 완료했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개전 선언에 대비해 이라크 주변의 터키,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주둔하는 병력을 전진 배치했다.
이 신문은 "1991년 걸프전 때는 전쟁 준비에 6개월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단지 수 주일이면 준비가 끝난다"면서 미군의 개전 태세가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영국 등 공맹군과 함께 이라크에 대한 전면공습을 개시하는 것과 동시에 쿠웨이트 주둔 1만2,000명의 육군 병력과 115대에 이르는 MI-AI 전차군단, 터키 주둔 3,300명의 공군 및 기갑여단 등을 총동원해 전면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미군은 카타르에 설치한 미군중앙지휘본부를 주축으로 이라크전을 속전속결 단기전으로 끝낸다는 전략을 세웠으며, 육·해·공군 및 해병대 병력 25만 명 정도를 투입할 전망이다.
남경욱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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